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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계열 할머니 별세, 향년 101세 소식이 왜 먹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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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계열 할머니 별세, 향년 101세 소식이 왜 먹먹할까요?

얼마 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두 분이 손을 잡고 걷던 장면을 다시 봤는데, 강계열 할머니의 별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화면 속에서는 금방이라도 조병만 할아버지와 다정하게 말을 주고받을 것 같았죠. 영화로 두 분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오래 알고 지낸 이웃의 부고처럼 느껴지는 소식입니다.

강계열 할머니는 언제 세상을 떠나셨나요?

유족이 연합뉴스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강계열 할머니는 2026년 4월 10일 오후 6시께 강원도 원주의료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보도된 향년은 101세입니다. 다음 날 전해진 부고에 앞서, 영화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도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에 별세 소식을 알렸습니다. 감독의 글과 유족의 확인이 이어진 만큼 이번 소식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아닙니다.

진 감독은 2012년 9월 처음 할머니를 만났던 날을 떠올리며 고인을 기렸습니다. 지난 3월 31일 찾아뵈었을 때 자신들을 기억하고 덕담을 건넸다는 이야기도 전했는데요. 오랜 시간 영화를 통해 인연을 이어 온 감독이 직접 남긴 기억이라 더 마음에 남습니다. 장례는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고, 발인은 4월 12일이었습니다. 장지는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선영으로 보도됐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는 영화보다 먼저 알려졌어요

강 할머니는 1925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횡성에서 자랐습니다. 1938년, 여섯 살 연상인 조병만 할아버지와 결혼했죠. 두 분이 대중에게 알려진 출발점은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2010년 횡성신문이 횡성 오일장에서 눈길을 끌던 노부부의 사연을 소개했고, 이후 SBS ‘스페셜 짝’과 KBS ‘인간극장’의 ‘백발의 연인’ 편에도 등장했습니다.

방송에서 많은 사람이 기억한 건 특별한 사건보다 두 분이 함께 보내는 평범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서로 챙기고 장난도 치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거든요. 오랜 세월을 함께한 부부라는 설명만 들을 때와, 그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를 직접 볼 때는 느낌이 다르죠. 그래서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두 분을 기억하는 시청자도 있었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남긴 장면

조병만 할아버지는 2013년 12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듬해 11월 개봉한 진모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는 부부의 일상과 할아버지의 마지막 시간이 담겼습니다. 연합뉴스와 SBS 보도에 따르면 영화는 약 480만 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이었고, 역대 독립영화 관객 수 1위 기록으로도 소개됐습니다.

관객 수가 크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이 영화의 힘은 작은 장면에 있었던 것 같아요. 손을 잡고 걷거나 서로를 부르는 모습에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할아버지와의 이별이 찾아오니 앞서 보았던 일상이 더 선명하게 남았죠. 부부의 실제 삶을 담은 작품이라,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두 분을 연기한 인물이 아닌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로 떠올리게 됩니다.

영화 이후 전한 그리움도 기억납니다

강 할머니는 영화가 개봉한 뒤에도 가끔 근황을 전했습니다. 2019년 유튜브 ‘근황올림픽’에 출연했을 때는 남편이 자신에게 반말하지 않았고 늘 고맙다는 말을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밤에 할아버지가 생각나 울곤 한다는 이야기도 꺼냈죠. 함께한 날들이 길었던 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의 그리움도 컸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번 부고를 접하고 영화 제목을 다시 떠올리는 분이 많은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겁니다. 다만 ‘할아버지 곁으로 갔다’는 추모의 말과 확인된 사실은 구분해서 읽는 게 좋겠습니다. 확인된 내용은 강 할머니가 4월 10일 별세했다는 것, 그리고 감독과 유족이 그 소식을 전했다는 것입니다. 그 밖의 사연을 보태기보다 두 분이 직접 보여준 시간을 기억하는 편이 더 어울립니다.

영화 속에서 두 분이 나란히 걷던 길은 이제 오래전 풍경이 됐습니다. 그래도 서로에게 건네던 말과 손을 잡던 모습은 화면에 남아 있죠. 강계열 할머니의 부고가 유난히 먹먹한 건, 그 평범하고 다정한 순간들을 우리도 함께 보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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