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꽃다운 나이, 75년 만에 넋으로 다시 만난 호국의 형제'

전쟁에서 희생한 형제의 묘역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6·25전쟁에서 전사한 전병섭·병화 형제의 '호국의 형제' 묘역이 조성돼 있습니다. 6·25전쟁에서 산화한 형제가 75년 만에 다시 만났으며, 국방부는 이 날 신원식 장관 주관으로 '호국의 형제 6호' 안장식을 거행했습니다.

전병섭 전하사

전병섭 하사(현 상병)는 6·25전쟁 당시 경기 고양군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1950년 12월 자진입대하여 국군 제8사단에 배치되었습니다. 횡성전투, 호남지구 공비토벌 등에 참전하였고, 1951년 8월 25일 강원 인제에서 펼쳐진 '노전평 전투'에서 26세의 나이로 전사했습니다.

전병화 전이등상사

전병화 이등상사(현 중사)는 1949년 국군 수도사단으로 입대하여 전쟁이 터지자 한강 방어선 전투, 기계-안강 전투, 원산 진격전에서 활약하였고, 1951년 11월 6일 강원 고성 '월비산 전투'에서 20세의 나이로 전사하였습니다.

조성된 '호국의 형제 묘'

이번 '호국의 형제 묘' 조성에는 차남 고 전병철 일등중사(현 하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참전한 3형제 중 유일하게 전쟁에서 살아남아 만기 전역했던 고 전병철 일등중사는 생전에 형의 유해를 찾아 동생과 함께 모시려고 2011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스스로 찾아가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였습니다.

가족의 소감

유가족 대표 전춘자(68)씨는 "아버지는 생전에 큰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리며 수많은 날을 눈물로 지새웠고, 이제 두 삼촌을 한 자리에 모셔 넋이라도 재회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현재 전씨 형제 외에도 2011년 이만우·천우 형제를 시작으로 총 다섯 형제가 '호국의 형제'로 안장돼 있다.

신 장관은 "75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이제라도 두 분이 만나 함께 영면하실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국방부는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고, 마지막 한 분을 찾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