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최우수상·작품상 전멸 이유는 뭘까요?

얼마 전 제62회 백상예술대상 후보 명단을 보다가 티빙 드라마 ‘친애하는 X’를 다시 찾았다. 김유정의 연기가 꽤 오래 화제였는데, 여자 최우수 연기상에도 드라마 작품상에도 이름이 없었다. ‘백상 최우수상·작품상 전멸 이유’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다만 표현부터 짚고 가자. 상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두 부문 모두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김유정과 ‘친애하는 X’, 후보 명단엔 없었다
백상 측이 2026년 4월 발표한 방송 부문 후보에서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는 김고은·박지현(‘은중과 상연’), 박보영(‘미지의 서울’), 신혜선(‘레이디 두아’), 임윤아(‘폭군의 셰프’)였다. 드라마 작품상 후보 다섯 편은 ‘미지의 서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은중과 상연’, ‘파인: 촌뜨기들’, ‘폭군의 셰프’였다. 김유정과 ‘친애하는 X’는 어느 쪽에도 들지 못했다.
팬들이 의아해한 것도 이해된다. 김유정은 ‘친애하는 X’에서 가면을 쓰고 정상으로 향하는 백아진을 연기했다. 밝은 이미지로 익숙했던 배우가 차갑고 불안한 인물을 밀어붙였으니 반응이 클 수밖에 없었다. 작품 역시 국내 공개에 그치지 않았다. CJ ENM은 2025년 11월 6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9개국에서 동시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공개 첫 주에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의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순위 2위에 올랐다.
공개 시기나 OTT 작품이라서 빠진 걸까?
현재 공개된 기준만 보면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 제62회 백상의 심사 대상 기간은 2025년 4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다. ‘친애하는 X’는 2025년 11월 공개작이다. 백상 공식 안내에는 방송 부문 대상에 지상파·종편·케이블뿐 아니라 OTT와 웹에서 제공된 작품도 포함된다고 적혀 있다. 최소 4부작 이상이라는 조건도 있는데, 티빙에서 확인되는 ‘친애하는 X’는 12화까지 공개됐다.
같은 후보 명단에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과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이 들어간 점도 봐야 한다. 적어도 ‘OTT라서 후보가 될 수 없었다’는 설명은 맞지 않는다. 공개 시기가 심사 대상 기간 밖이었다는 해석도 발표된 일정과 맞지 않는다.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특정 플랫폼 배제설이나 내부 사정설 역시 확인된 근거가 없다.
화제성 2위인데도 후보가 없었던 이유
화제성 수치는 시청자의 관심을 보여준다. 하지만 백상이 후보를 화제성 순서대로 뽑는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 백상 공식 안내에 따르면 방송 부문은 업계 전문가 등 30명이 참여하는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본 심사위원단이 그 결과를 참고해 후보를 심사한다. 순위 하나로 후보가 자동 확정되는 구조는 아닌 셈이다.
여기서 조심할 부분이 있다. 백상 측은 ‘친애하는 X’나 김유정을 제외한 개별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연기 스타일이 심사위원 취향과 맞지 않았다거나, 다른 작품에 표가 쏠렸다는 말은 가능한 추측일 뿐 확인된 이유가 아니다. 김유정이 특정 시점에 출연자 화제성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더라도, 그 수치만으로 심사 과정이나 후보 선정 결과를 거꾸로 설명할 수는 없다.
실제 수상 결과도 후보 선정과 구분해서 봐야 한다. 5월 8일 열린 시상식에서 방송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미지의 서울’ 박보영이, 드라마 작품상은 ‘은중과 상연’이 받았다. 두 작품이 수상한 이유에 관한 심사평은 공개됐지만, 그 내용이 ‘친애하는 X’가 후보에서 빠진 사유를 대신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팬들이 아쉬워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한 작품을 좋아한 시청자에게 후보 지명은 단순한 명단 한 줄이 아니다. 지난해 말 ‘친애하는 X’를 열심히 따라본 사람이라면 김유정의 새로운 얼굴과 작품의 반응이 후보 명단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 게 섭섭할 만하다. 특히 작품상과 여자 최우수 연기상 모두 빠졌으니 체감하는 간격은 더 크다.
그래도 지금 확인되는 사실은 분명히 나눌 수 있다. 작품은 백상의 공개된 기간·형식 기준에 들어가고, 화제성도 있었다. 그러나 김유정과 ‘친애하는 X’는 해당 후보에 오르지 못했으며, 백상 측은 개별 제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팬의 아쉬움은 충분히 말할 수 있다. 그 마음이 확인되지 않은 배제설로 번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