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보지 않았다면 결말 이해하는 방법, 복잡한 반전까지 쉽게 풀어보기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대만 드라마를 찾다가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을 봤는데, 처음엔 그냥 범죄 스릴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몇 화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꽤 달라지더라고요. 살인 사건, 첫사랑, 학교 폭력, 꿈과 기억이 한꺼번에 섞이면서 중반부터는 “지금 보고 있는 인물이 진짜 누구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결말만 따로 보면 조금 난해할 수 있습니다. 리런야오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장샤오퉁과 저우핀위는 어떤 관계인지, 마지막 장면을 현실로 봐야 하는지 상징으로 봐야 하는지 헷갈리기 쉽거든요. 그래서 스포일러를 포함해 흐름대로 풀어보면 훨씬 이해가 편합니다.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 결말 보기 전 알아둘 설정
이야기의 출발점은 25세 남자 리런야오가 스스로 경찰에 자수하는 장면입니다. 그는 여러 명의 고등학교 동창을 살해했다고 고백하고, 언론은 그를 ‘폭우 살인마’로 부릅니다. 사건만 보면 단순한 연쇄살인처럼 보이지만, 드라마는 곧바로 과거의 학교와 한 소녀 장샤오퉁의 상처로 시선을 돌립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보조인 저우핀위는 감옥에 있는 리런야오를 인터뷰하면서 이상한 꿈과 환영을 겪습니다. 꿈속에는 장샤오퉁이라는 소녀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처음엔 저우핀위가 사건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환각을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부분이 후반 반전의 가장 중요한 단서입니다.
- 리런야오: 자수한 연쇄살인범이자 과거 사건의 생존자 같은 인물
- 장샤오퉁: 리런야오의 첫사랑이며 학교 폭력과 성폭력의 피해자
- 저우핀위: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다가 사건의 기억과 연결되는 인물
- 샤톈칭: 장샤오퉁과 닮은 목소리, 흔적을 가진 인물
작품은 총 2부, 20부작 구조로 공개됐고 1부는 2025년 11월 13일, 2부는 2025년 12월 11일에 공개됐습니다. 그래서 초반부만 보고 판단하면 복수극처럼 느껴지지만, 끝까지 보면 트라우마와 기억의 분열을 다룬 심리극에 더 가깝습니다.
리런야오는 왜 살인자가 됐나
리런야오의 살인은 무작위가 아닙니다. 그의 피해자들은 과거 장샤오퉁이 겪은 끔찍한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입니다. 학교에서 권력을 가진 학생, 그 주변에서 방관하거나 가담한 사람들, 그리고 사건을 덮는 데 영향을 준 어른들의 세계가 얽혀 있습니다.
장샤오퉁은 오우양티와 그 일당에게 폭력을 당하지만, 가해자 쪽의 배경과 영향력 때문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피해 사실은 왜곡되고, 가족은 딸을 지키기 위해 신분과 외모를 바꾸는 선택까지 하게 됩니다. 사실 이 지점이 가장 답답합니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공포는 살인 장면보다도, 피해자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세게 다가옵니다.
리런야오는 시간이 지나 가해자들의 행방을 확인하고 복수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그를 영웅처럼 그리지 않습니다. 그의 복수는 감정적으로는 이해될 수 있어도, 결국 또 다른 죽음과 피해를 낳습니다. 그래서 자수와 사형 선고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억울했으니 괜찮다”가 아니라, 상처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을 때 얼마나 비극적인 방향으로 터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우핀위의 정체를 이해하는 방법
가장 큰 반전은 저우핀위가 단순한 취재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후반부에서 그녀의 꿈, 환영, 기억의 빈틈은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생긴 착각이 아니라 자기 안에 묻혀 있던 진실과 연결됩니다. 저우핀위는 장샤오퉁의 분리된 인격 중 하나로 해석됩니다.
이 반전 때문에 앞부분의 장면들이 다시 보입니다. 왜 저우핀위가 리런야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적 끌림을 느꼈는지, 왜 장샤오퉁의 모습이 반복해서 나타났는지, 왜 사건을 파고들수록 그녀 자신이 무너지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녀는 남의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자기 안에 잠겨 있던 기억을 마주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근데 이 설정은 자칫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름도 여러 개고, 시간대도 과거와 현재를 계속 오가니까요. 편하게 보려면 “저우핀위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장샤오퉁이 자기 기억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잡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꿈 장면과 인터뷰 장면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장면은 어떻게 봐야 할까
끝부분에서 리런야오는 사형에 처해집니다. 정치적 압박과 과거 가해자 집안의 영향력까지 얽히면서 그의 죽음은 빠르게 진행됩니다. 장샤오퉁 역시 결국 스스로 생을 끝내는 선택을 합니다. 이 결말이 유독 씁쓸한 이유는, 누군가 처벌받았다고 해서 피해자의 시간이 자동으로 회복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쿠키처럼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리런야오와 장샤오퉁이 다시 만나는 듯한 이미지가 나옵니다. 이 장면을 문자 그대로 사후세계로 볼 수도 있고, 두 사람이 현실에서 끝내 얻지 못한 평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에 조금 더 가깝게 봤습니다. 드라마가 끝까지 현실의 고통을 세게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의 재회는 현실적인 해결보다 감정적인 위로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제목의 ‘태양’도 여기서 다시 의미가 생깁니다. 태양은 사랑, 기억, 살고 싶게 만드는 빛 같은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그 빛을 본 사람은 어둠도 더 선명하게 알게 됩니다. 리런야오에게 장샤오퉁은 태양이었지만, 동시에 잃어버린 뒤 견딜 수 없는 상실이기도 했습니다.
헷갈렸던 부분을 짧게 짚으면
- 리런야오의 살인은 장샤오퉁 사건과 관련된 복수에서 시작됩니다.
- 저우핀위는 외부 관찰자가 아니라 장샤오퉁의 분리된 정체성과 연결된 인물입니다.
- 샤톈칭은 장샤오퉁의 흔적과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 마지막 재회 장면은 현실적 사건이라기보다 상징적 위로로 보는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 결말은 깔끔한 해피엔딩도, 속 시원한 복수극도 아닙니다. 오히려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남겨둡니다. 그래서 더 오래 생각나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상처를 너무 늦게 알아봤을 때, 남는 것은 처벌보다 더 복잡한 감정이라는 걸 꽤 차갑게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Had_I_Not_Seen_the_Sun, https://decider.com/2025/11/13/had-i-not-seen-the-sun-netflix-review/, https://decider.com/2025/12/11/had-i-not-seen-the-sun-part-2-netflix-revi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