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중식당 농약 테러 어디까지 밝혀졌나요?

얼마 전 분당의 한 중식당이 새벽에 훼손됐다는 뉴스를 보고, 처음엔 간판에 낙서가 난 사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매장 안 식재료에 정체불명의 물질까지 뿌려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커졌죠. ‘분당 중식당 농약 테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사건, 확인된 사실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을 나눠 볼 필요가 있습니다.
9월 24일 새벽, 식당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경찰 발표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9월 24일 오전 2시 4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중식당에 남성 4명이 침입했습니다. 추석 연휴 첫날, 영업이 끝난 새벽 시간이었어요.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매장 안팎에 래커와 페인트를 칠하고 집기 등을 훼손한 혐의를 받습니다. 식재료에 알 수 없는 물질을 뿌린 혐의도 있습니다.
업주는 같은 날 오전 8시 30분쯤 가게의 피해를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 화면과 이동 경로 등을 살펴 용의자 4명의 신원을 특정했어요. 20대부터 40대까지의 중국 국적 남성들이라는 게 경찰이 밝힌 내용입니다. 이들은 사건 당일 인천공항을 통해 모두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장에서 곧바로 붙잡힌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 이후 수사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농약을 음식에 넣어 손님에게 팔았다’는 식으로 사건이 더 자극적으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도된 사건 경위는 영업시간 밖에 침입한 사람들이 식재료에 물질을 뿌린 혐의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손님이 오염된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까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농약’이라는 말, 어디까지 확인됐을까
이 사건에서 가장 조심해서 봐야 할 표현이 바로 농약입니다. 초기 현장에서는 농약이나 살충제 용기가 발견됐고, 경찰은 식재료에 뿌려진 물질을 감정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보도에도 ‘농약 추정 물질’, ‘정체불명의 물질’이라는 표현이 함께 등장했어요. 10월 6일 경기남부경찰청의 수사 상황을 전한 뉴시스 기사 역시 살포 물질을 ‘불상의 물질’로 적었습니다.
즉, ‘농약 테러’는 사건을 가리키는 통용 표현이지만, 식재료에서 특정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농약인지, 살충제인지, 다른 물질인지는 감정 결과로 구분해야 하죠. 뉴스1에 따르면 식당 측은 노출이 의심되는 식재료를 모두 폐기했습니다. 업주가 추산한 식재료 피해액만 100만 원을 넘고, 오염이 의심된 식재료를 보관하던 쇼케이스 냉장고도 교체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의심되는 재료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주 측 설명입니다.
이 부분은 표현 하나가 인상을 크게 바꿉니다. ‘농약을 뿌린 혐의’와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현재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후자까지 확인됐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식당 이름이 이유였다는 말은 사실일까
피해 식당은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과 같은 ‘시진핑’을 상호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업주는 연합뉴스에 8년 전부터 그 이름으로 가게를 운영해 왔으며, 중식에서 최고가 되자는 뜻으로 붙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상호를 문제 삼는 항의 전화와 방문이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7월에는 간판에 검은색 스프레이가 뿌려진 일도 있었고요.
그렇다고 이번 침입의 동기가 이미 확인된 건 아닙니다. 앞선 간판 훼손과 9월 사건이 같은 사람들의 소행인지, 누군가 범행을 지시했는지 역시 공개된 수사 결과로 확정되지 않았어요. 상호 때문에 표적이 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거론되지만, 가능성과 수사로 확인된 사실은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특히 특정 조직이나 국가가 배후에 있다는 이야기는 현재 확인된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식당은 9월 29일, 피해를 본 지 닷새 만에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뉴스1 인터뷰에서 업주는 추가 피해와 직원들의 안전을 걱정해 상호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어요. 가게 이름을 둘러싼 추측이 이어지는 동안, 실제로 영업 중단과 시설 교체를 감당한 쪽은 피해 식당이었다는 점도 눈에 남습니다.
용의자 4명에 대한 수사는 어디까지 왔나
경기남부경찰청은 10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의자 4명 모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이 가운데 3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남은 1명도 적색수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어요. ‘4명 전원 적색수배 완료’라고 쓰면 당시 경찰 발표보다 한발 앞서가는 셈입니다.
적색수배는 해외에 있는 용의자의 소재 파악과 체포를 위해 각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수배가 내려졌다고 곧바로 검거되거나 국내로 송환되는 것은 아니에요. 경찰은 중국과의 공조를 추진하고 있으며, 법무부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의 처벌 가능성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신병 확보와 송환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 분명한 건 새벽 침입과 매장 훼손, 식재료에 대한 미확인 물질 살포 혐의, 용의자들의 출국, 그리고 피해 식당의 영업 재개입니다. 물질의 정확한 성분과 범행 동기는 추가 수사 결과가 나와야 선명해지겠죠. 자극적인 이름으로 사건을 기억하기보다, 식당이 입은 피해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함께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