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화랑미술제 서울과 수원은 뭐가 달랐을까요?

요즘 전시 소식을 보다 보면 같은 이름의 행사가 서울에도, 수원에도 떠서 잠깐 멈칫하게 된다. 2026 화랑미술제도 그랬다. 4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6월에는 ‘화랑미술제 in 수원’이라는 이름으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두 행사 모두 이미 끝났지만, 규모와 볼거리를 나눠 보면 올해 한국 미술계가 어떤 작품을 앞세웠는지 꽤 선명해진다.
같은 화랑미술제, 날짜와 장소는 달랐다
서울 행사는 4월 8일부터 12일까지 코엑스 3층 C·D홀에서 열렸다. 8일은 오후 3시에 시작한 VIP·언론 프리뷰였고, 일반 관람은 9일부터였다. 코엑스 안내 기준 일반 입장료는 2만 원, 학생은 1만 5천 원이었다. 일정표에서 8일을 보고 일반 관람 첫날로 기억했다면 하루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수원 행사는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 1층 전시홀에서 진행됐다. 이곳도 첫날은 프리뷰, 일반 관람은 26일부터였다. 경기문화재단 행사 안내에는 일반 2만 원, 초·중·고등학생 1만 5천 원 외에 수원시민과 가족 할인도 따로 적혀 있다. 그래서 두 행사의 관람 정보를 찾을 때는 행사명 뒤에 ‘서울’ 또는 ‘in 수원’을 붙여 구분하는 편이 정확하다. 현재 시점에는 두 일정 모두 지난 행사다.
서울에서는 169개 갤러리와 신진 작가 10명이 눈에 띄었다
서울 행사의 규모는 확실히 컸다. 한국화랑협회가 발표한 참가 갤러리는 169곳으로, 당시 역대 최대 규모였다. 화랑미술제는 협회 회원 화랑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페어다. 여러 갤러리의 회화, 조각, 미디어, 설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일반 미술관 전시와 다른 재미다. 한 작가를 깊게 보는 전시라기보다, 부스를 옮겨 다니며 각 화랑의 선택을 읽는 자리라고 할까.
올해는 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도 마련됐다. 다만 이름값 있는 갤러리만 따라가면 놓치기 쉬운 장면이 있었다. 신진 작가 특별전 ‘ZOOM-IN’ 일곱 번째 행사에는 김수연, 박시월, 송다슬, 윤인선, 이수지, 이신아, 이진이, 정미정, 정진, 하성욱 등 10명이 참여했다. 화랑미술제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 전시는 코엑스 D홀의 별도 부스에서 열렸고, 참여 작가와 비평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온라인 카탈로그에는 참가 갤러리의 대표 작가와 주요 작품, ‘ZOOM-IN’ 참여 작가가 소개돼 있다. 현장에서 눈길을 끈 작품의 작가를 다시 확인하고 싶을 때 유용한 기록이다. 작품 판매 소식만으로 행사를 판단하기보다 어떤 신진 작가가 소개됐는지 함께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원에서는 103개 갤러리가 도시의 축제와 만났다
수원시 발표에 따르면 ‘2026 화랑미술제 in 수원’에는 103개 갤러리와 작가 600여 명이 참여했다. 서울 행사보다 갤러리 수는 적지만, 두 숫자를 그대로 흥행 순위처럼 비교할 일은 아니다. 개최 공간도 다르고 프로그램 구성도 달랐다. 수원에서는 작품을 보는 시간에 가족 체험과 야외 행사까지 이어지는 방식이 특히 두드러졌다.
수원문화재단 안내에는 어린이 예술 체험, 반려동물 동반 관람객을 위한 콘텐츠, 야외 와인 앤 뮤직 페스티벌이 소개됐다. 전문 도슨트 해설도 운영됐다. 작품 앞에서 ‘이걸 어떻게 봐야 하지?’ 하고 멈추는 사람에게는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기회였고, 가족 관람객에게는 전시장 밖에서도 시간을 보낼 거리가 있었다. 수원시가 행사가 끝난 뒤 전시장 안의 작품 감상과 밖의 시민 참여를 함께 언급한 것도 이런 구성을 보여준다.
올해 화랑미술제에서 기억할 장면은?
서울과 수원은 모두 한국화랑협회가 함께한 행사지만, 서울은 169개 갤러리와 50주년 특별전, 신진 작가 전시가 밀집한 자리였다. 수원은 103개 갤러리의 작품을 도슨트·체험·야외 축제와 함께 만나는 자리였다. ‘2026 화랑미술제’라는 이름만 보면 하나의 일정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람 경험은 장소에 따라 달랐던 셈이다.
솔직히 내게 더 오래 남는 건 어느 작품이 가장 비싸게 팔렸는지보다 이름을 처음 본 작가의 화면 앞에서 발걸음이 멈추는 순간이다. 올해 서울의 ‘ZOOM-IN’과 수원의 폭넓은 관람 프로그램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런 만남을 만들었다. 이미 지나간 행사라도 이 두 장면을 기억해 두면 다음 화랑미술제 소식이 조금 다르게 읽힐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