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가사 해석 왜 9월 21일일까요?

9월 21일이 되면 어디선가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September’가 들리는 것 같아요. 신나는 후렴은 익숙한데, 가사를 따라가면 의외로 다정한 장면이 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곡은 1978년 발표된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September’예요.
9월 21일 밤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노래는 상대에게 9월 21일 밤을 기억하느냐고 묻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어 마음이 맞닿았던 순간, 함께 춤추던 밤, 사랑이 오래갈 거라고 느꼈던 기분을 떠올리죠. 날짜가 워낙 또렷해서 특별한 사건을 기록한 노래처럼 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가사에 장소나 두 사람의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듣는 사람이 자기 기억을 얹을 자리가 남아 있는 셈이죠.
미국 의회도서관 인터뷰에서 공동 작사가 앨리 윌리스는 모리스 화이트가 처음 가져온 메모에는 ‘9월 21일 낮’이라는 표현이 있었고, 자신이 더 낭만적인 느낌을 위해 ‘밤’으로 바꾸자고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니 노래 속 9월 21일 밤은 우연히 잘못 들린 날짜가 아니에요. 다만 그날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까지 가사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가사의 분위기는 추억에서 현재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지나간 밤을 꺼내 보지만, 노래가 과거에만 머무는 건 아닙니다. 9월에 나눴던 사랑이 12월에도 이어진다는 대목이 나오거든요. 계절이 바뀐 뒤에도 그때의 감정이 남아 있다는 흐름으로 읽으면 자연스럽습니다. 신나는 곡이라 파티의 한 장면만 떠올리기 쉬운데, 가사에는 함께한 시간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 있어요.
여기서 ‘기억하니?’라는 물음도 조금 달라집니다. 잊어버린 상대를 추궁하는 말이라기보다, 둘 다 아는 행복한 순간을 다시 불러내는 말에 가깝죠. 춤과 사랑을 반복해서 노래하는 방식 역시 복잡한 이야기를 설명하기보다는 그날의 들뜬 기분을 계속 이어 갑니다. 가사를 한 줄씩 딱딱 끊어 읽을 때보다 음악과 함께 들을 때 더 잘 전해지는 부분이에요.
‘바디야’에도 숨은 뜻이 있을까?
가장 많이 따라 부르는 후렴의 ‘바디야’는 특정 단어를 암호처럼 바꾼 표현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앨리 윌리스는 미국 의회도서관 인터뷰에서 모리스 화이트가 멜로디를 만들며 이 소리를 불렀고, 자신은 실제 단어로 고치고 싶어 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결국 그대로 남았습니다. 윌리스가 그 과정에서 얻었다고 밝힌 교훈도 가사의 뜻을 맞추느라 곡의 리듬을 해치지 말라는 것이었죠.
그러니 ‘바디야’를 문장으로 번역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요. 목소리도 악기처럼 리듬을 타며 즐거움을 밀어 올리는 대목으로 들으면 됩니다. 바로 앞뒤에는 함께 춤추고 사랑을 기억하는 내용이 있으니, 후렴이 전하는 감정도 분명해요. 뜻을 알 수 없는 소리인데도 다 같이 따라 부르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날짜에 특별한 사연이 있다는 말은?
9월 21일의 유래에는 여러 이야기가 따라붙습니다. 근데 확인된 제작 과정과 추측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어요. 윌리스의 회상으로 확인되는 것은 모리스 화이트가 날짜가 들어간 첫 구절을 제안했고, 두 사람이 표현을 다듬었다는 점입니다. 그 날짜가 특정 연인의 기념일이었다거나 가사 전체가 한 사람의 실화를 재현한다는 식의 해석은 이 인터뷰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곡의 탄생 배경은 조금 더 분명합니다. 윌리스에 따르면 ‘September’는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베스트 음반에 넣을 새 싱글로 작업한 곡이었어요. 기타리스트 알 매케이가 먼저 만든 음악도 곡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고 했죠. 스포티파이에 실린 매케이의 회상에서도 그가 리듬을 들려주자 모리스 화이트가 도입부를 노래하기 시작한 장면이 나옵니다. 세 사람이 함께 빚은 곡인 만큼, 가사의 한 날짜에 모든 의미를 몰아넣을 필요는 없어 보여요.
저는 ‘September’를 들을 때면 9월의 어느 하루보다 그날을 아직도 즐겁게 기억하는 마음이 먼저 들립니다. 12월이 와도 이어지는 사랑, 그리고 말보다 빠르게 분위기를 전하는 후렴까지. 그래서 이 노래는 달력이 9월을 지나도 계속 듣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