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0.98점 차 통한의 4위, 왜 더 크게 느껴질까요?

요즘 피겨 경기 결과를 보면 점수표 한 줄에 심장이 덜컥할 때가 많아졌는데, 차준환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결과가 딱 그랬습니다. 최종 4위. 그런데 그냥 4위가 아니라 동메달과 0.98점 차였다는 게 오래 남았죠.
차준환은 한국시간 2026년 2월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했습니다. 프리 점수는 181.20점. 기술점수 95.16점, 예술점수 87.04점, 감점 1점이 반영됐습니다. 여기에 쇼트프로그램 92.72점을 더해 최종 총점 273.92점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메달권 바로 앞이었습니다. 동메달을 딴 일본의 사토 슌은 274.90점. 두 선수의 차이는 0.98점이었습니다. 피겨에서 1점도 안 되는 차이는 정말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점프 하나의 착지, 회전 판정, 수행점수 몇 칸이 순위를 바꿀 수 있으니까요.
0.98점 차 4위, 숫자로 보면 더 아깝다
이번 남자 싱글 최종 순위는 카자흐스탄의 미카일 샤이도로프가 291.58점으로 금메달,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가 280.06점으로 은메달, 사토 슌이 274.90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습니다. 차준환은 273.92점으로 바로 뒤에 섰습니다.
사실 0.98점은 경기 전체 흐름으로 보면 아주 작은 차이입니다. 프리스케이팅 총점만 180점대인 경기에서 1점 미만으로 시상대가 갈렸으니까요.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 “통한의 4위”라는 말이 나온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다만 확인된 결과만 놓고 보면, 이 4위는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성적입니다.
- 쇼트프로그램: 92.72점
- 프리스케이팅: 181.20점
- 최종 총점: 273.92점
- 최종 순위: 4위
- 동메달과 점수 차: 0.98점
아깝다는 감정과 대단하다는 평가가 같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메달은 놓쳤지만, 기록으로는 분명히 앞으로 나아간 경기였거든요.
아쉬웠던 장면은 쿼드러플 토루프
경기 내용에서 가장 크게 언급된 장면은 쿼드러플 토루프 실수였습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를 시도했지만 착지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고, 이 장면이 점수에 영향을 줬습니다. 최종 프리 점수에 감점 1점이 포함된 것도 그래서 더 눈에 들어옵니다.
근데 피겨는 단순히 “넘어졌다, 안 넘어졌다”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종목입니다. 점프의 기본점, 회전수 인정 여부, 착지 품질, 연결 동작, 수행점수까지 여러 요소가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팬 입장에서는 “그 점프만 아니었으면”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그 위험을 감수해야 메달권 점수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차준환의 프리 기술점수는 95.16점이었습니다. 점프 실수가 있었는데도 90점대 중반의 TES를 받은 건 프로그램 전체 완성도가 결코 낮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예술점수도 87.04점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면 ‘무너진 경기’가 아니라 ‘아주 높은 수준에서 한 장면이 아쉬웠던 경기’에 가깝습니다.
한국 남자 피겨 기록은 또 바뀌었다
차준환의 올림픽 흐름을 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15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5위, 그리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서는 4위였습니다. 순위만 놓고 봐도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특히 2022년 베이징에서 한국 남자 피겨 올림픽 최고 성적을 5위로 세웠고, 이번에 다시 4위로 끌어올렸습니다. 한국 피겨 하면 오랫동안 여자 싱글의 상징성이 컸는데, 차준환은 남자 싱글에서도 세계 정상권과 직접 겨루는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게 단순한 인기 이슈로만 소비되기 아까운 지점입니다. 올림픽 남자 싱글은 쿼드러플 점프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상위권 선수들의 기본 구성 자체가 무겁습니다. 그 사이에서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서고, 5위에서 4위까지 올라온 건 한국 남자 피겨의 기준선을 바꾼 사건에 가깝습니다.
발목 통증 이야기, 루머가 아니라 확인된 인터뷰
경기 이후에는 차준환이 발목 통증을 안고 뛰었다는 내용도 전해졌습니다. 이 부분은 단순 팬 추측이 아니라, 대회 후 취재진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내용입니다. 한국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차준환은 발목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고, 복숭아뼈 쪽에 물이 찬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이야기를 경기 결과의 변명처럼 소비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차준환 본인도 실수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사실 선수들이 큰 대회에서 몸 상태를 경기 전부터 자세히 공개하지 않는 경우는 많습니다. 상대 선수에게 정보가 될 수도 있고, 본인 집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부상 때문에 졌다”라고 단정하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확인된 사실은 발목 통증이 있었다는 것, 그 상태에서도 프리스케이팅을 끝까지 수행했다는 것, 그리고 최종 4위라는 한국 남자 피겨 최고 성적을 냈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무게감 있는 이야기입니다.
메달은 없었지만, 4위의 의미는 작지 않다
스포츠에서 4위는 참 복잡한 숫자입니다. 시상대 바로 아래라서 가장 아쉬운 순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네 번째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림픽 남자 피겨 싱글에서 4위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건 운 좋게 한 번 올라간 순위가 아니라, 쇼트와 프리를 모두 버텨야 가능한 자리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일리야 말리닌이 8위에 그치는 등 상위권 경쟁에도 변수가 많았습니다. 강한 선수들도 올림픽 압박감 앞에서는 흔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무대에서 차준환은 마지막 그룹에서 연기했고, 최종 273.92점을 남겼습니다.
팬들이 오래 기억할 장면은 아마 0.98점 차일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4위라는 숫자보다, 차준환이 한국 남자 피겨의 올림픽 최고점을 다시 밀어 올렸다는 사실이 더 크게 보일 것 같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지만, 동시에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경기였습니다.
